[퀀트투자] S&P500 원화 기준 MDD 33년 분석 | 미국 위기엔 쿠션, 한국 위기엔 함정이 된 환율

[원화로 보면 S&P500의 MDD는 달라진다: 환율은 언제 쿠션이고 언제 함정이었나]

2026년 10월 22일 S&P500(SPY, 배당 포함)은 10월 6일 고점보다 1.9% 낮은 수준이지만, 같은 상품을 원화로 계산하면 6월 4일 고점보다 12.2% 낮습니다. 원달러 환율이 6월 5일 1,556원에서 10월 22일 1,326원으로 내려오는 동안, 원화로 미국 주식을 산 투자자는 주가와 상관없는 손실을 따로 겪은 셈입니다. 이번 포스팅에서는 1993년부터 33년 동안 S&P500을 달러 기준과 원화 기준으로 나눠, 최대 낙폭(MDD)과 회복 기간이 어떻게 달랐는지 데이터 중심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.

S&P500 달러 기준과 원화 기준 고점 대비 낙폭(MDD) 비교 그래프 1993~2026

S&P500 달러 vs 원화 기준 MDD 비교(1993.01~2026.10): 환노출의 쿠션과 함정

1. 분석 방법과 결과 요약: 원화 MDD는 더 얕았지만, 회복은 두 배 길었다

33년 전체로 보면 원화 기준 MDD(-46.4%)는 달러 기준(-55.2%)보다 얕았지만, 전 고점을 되찾기까지 가장 오래 걸린 기간은 13.1년으로 달러 기준(6.6년)의 두 배였습니다. 계산은 다음 기준으로 직접 했습니다.

  • 달러 기준: SPY 수정종가(배당 재투자 포함), 1993년 1월 29일~2026년 10월 22일
  • 원화 기준(환노출): SPY 가격 × 원달러 환율(FRED 뉴욕 기준 환율, 최근 며칠은 야후 파이낸스로 보완)
  • 환헤지: 실제 국내상장 TIGER 미국S&P500선물(H) ETF(2011년 8월~2026년 9월 월말 기준)
  • 지표: 연복리수익률(CAGR)과 MDD는 하늘지도가 백테스트에 써 온 계산 모듈로, 회복 기간(전 고점 아래 머문 기간)은 일별 데이터로 직접 계산
구분 기간 CAGR MDD 전 고점 아래 최장 기간
달러 기준 1993.01~2026.10 10.8% -55.2% 6.6년 (2000.03~2006.10)
원화 기준(환노출) 1993.01~2026.10 12.5% -46.4% 13.1년 (1997.12~2011.02)
달러 기준 2011.08~2026.09 14.9% -23.9% -
원화 기준(환노출) 2011.08~2026.09 16.8% -17.5% -
환헤지 ETF(143850) 2011.08~2026.09 13.0% -23.8% -

출처: 야후 파이낸스 SPY, FRED 원달러 환율(DEXKOUS), 하늘지도 직접 계산. 아래 세 줄은 월말 기준이며 위 두 줄과 기간이 다름

원화 기준 CAGR이 더 높은 것은 33년 동안 환율이 796원에서 1,326원으로 오른 효과(연 약 1.5%)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. 2011년 이후만 보면 환헤지 ETF의 MDD(-23.8%)는 달러 기준(-23.9%)과 거의 같았고, 환노출(-17.5%)은 그보다 얕았습니다.

첨부 자료: 1993~2026년 연도별 달러·원화 수익률과 낙폭 (CSV)
[자료 받기]

핵심 포인트: 원화 기준 MDD가 더 얕다는 결과만 보면 환노출이 늘 유리해 보이지만, 가장 긴 고통(13.1년)도 원화 쪽에서 나왔습니다. 두 숫자는 서로 다른 시기에 생겼습니다.

 

2. 미국 위기 때 환율은 쿠션이었다: 2008년 낙폭은 절반

미국발 위기에서는 달러가 강해지면서 원화 기준 낙폭이 크게 줄었습니다. 아래 표는 각 위기에서 달러 기준 고점과 저점 날짜를 찾고, 같은 날짜로 원화 기준 수익률을 계산한 것입니다.

위기 구간 기간 환율 변화 달러 기준 원화(환노출) 환헤지 근사
닷컴 붕괴 2000.03~2002.10 +12.4% -47.5% -41.0% -44.7%
글로벌 금융위기 2007.10~2009.03 918원 → 1,541원 (+67.8%) -55.2% -24.8% -52.8%
코로나19 2020.02~2020.03 +6.4% -33.7% -29.5% -33.7%
금리 인상기 2022.01~2022.10 1,191원 → 1,424원 (+19.5%) -24.5% -9.8% -24.1%

출처: 하늘지도 직접 계산. 환헤지 근사는 SPY 수익률에 한미 3개월 금리차를 더한 값으로, 낙폭 비교에만 사용

2008년 금융위기 때 달러 기준으로는 고점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지만, 같은 기간 환율이 67.8% 오르면서 원화 기준 손실은 -24.8%에 그쳤습니다. 2022년에도 달러 기준 -24.5%가 원화로는 -9.8%였습니다. 반면 환헤지 근사 수익률은 네 위기 모두 달러 기준과 거의 같았습니다. 환헤지는 환율 위험을 없애는 대신, 위기 때 환율이 주던 쿠션도 함께 없앤다는 뜻입니다.

참고로 환헤지 근사는 실제 환헤지 ETF와 비교했을 때 MDD는 거의 일치했지만 수익률은 연 약 2.5%p 높게 나와, 수익률 비교에는 쓰지 않았습니다. 차이의 원인으로 운용 보수와 실제 환헤지 비용 등이 추정되지만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.

 

3. 한국 위기 때 환율은 함정이었다: 1997년 고점에서 샀다면 13년

같은 환율이 1997년에는 정반대로 작동했습니다. 이번에는 위기의 진원지가 한국이었기 때문입니다.

구분 기간 환율 변화 달러 기준 원화(환노출)
IMF 외환위기 1997.10.01~1997.12.23 915원 → 1,960원 (+114.2%) -1.6% +110.7%
원화 회복 + 닷컴 붕괴 1997.12.23~2002.07.23 1,960원 → 1,168원 (-40.4%) -10.0% -46.4%

출처: 하늘지도 직접 계산. 당시에는 개인이 쓸 수 있는 환헤지 수단이 사실상 없어 환헤지 근사는 표시하지 않음

1997년 말 환율이 두 배 넘게 뛰는 동안 원화 기준 S&P500은 석 달 만에 +110.7%가 됐습니다. 문제는 그 꼭대기에서 샀을 때입니다. 이후 환율이 40.4% 내려오고 닷컴 붕괴가 겹치면서 원화 기준 손실은 -46.4%까지 커졌고, 전 고점을 되찾은 것은 2011년 2월이었습니다. 달러 기준으로는 같은 4년 반 동안 -10.0%였습니다.

원화가 강해지는 회복기에도 같은 일이 반복됐습니다.

  • 2004.01~2007.10 (환율 -24.4%): 달러 기준 +48.8% → 원화 기준 +12.4%
  • 2009.03~2011.07 (환율 -33.2%): 달러 기준 +98.9% → 원화 기준 +32.9%
  • 2020.03~2021.01 (환율 -14.6%): 달러 기준 +67.5% → 원화 기준 +43.0%

핵심 포인트: 환노출은 "위기 때 덜 빠지는 장치"인 동시에 "환율이 높을 때 사면 오래 갇히는 장치"였습니다. 2026년 6월 1,556원에서 원화 기준 고점을 찍고 -12.2%가 된 지금은, 1997년처럼 큰 위기는 아니지만 같은 구조를 작게 겪고 있는 경우입니다.

 

4. 하늘지도의 퀀트 인사이트: 환노출과 환헤지는 '어떤 위험을 질지' 고르는 문제

33년 데이터가 보여 주는 것은 어느 쪽이 더 좋다가 아니라, 두 방식이 서로 다른 위험을 진다는 점입니다.

  • 환노출: 미국발 위기에는 낙폭이 얕았습니다(2008년 -24.8%, 2022년 -9.8%). 대신 환율이 높을 때 사거나 원화가 강해지는 구간에서는 수익이 깎이고, 회복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(1997년 고점 매수 시 13.1년).
  • 환헤지: 낙폭이 달러 투자와 거의 같았습니다(2011년 이후 MDD -23.8% vs -23.9%). 환율 고점 매수의 함정은 피하지만 위기 때의 쿠션도 없고, 헤지 비용이 듭니다. 2026년 9월 월평균 기준 한국 3개월 시장금리는 3.17%, 미국 3개월 국채금리는 3.94%로 금리차가 -0.77%p입니다. 이론상 지금 환헤지를 하면 연 0.8%p 안팎을 비용으로 내는 구조이고, 실제 비용은 이보다 클 수 있습니다.

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을 나눠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.

  • 긍정적 시각: 1993년 이후 미국발 위기 네 번 모두 원화 기준 낙폭이 달러 기준보다 작았습니다. 원화로 생활하는 투자자에게 미국 주식 환노출은 위기 때 자연스러운 분산 역할을 해 왔습니다.
  • 부정적 시각: '위기 = 원화 약세'가 앞으로도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. 1997년처럼 한국이 위기의 중심이면 환노출이 오히려 가장 큰 손실을 만들었고, 원화 강세 구간에서는 수익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기도 했습니다.

환율 방향은 예측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. 하늘지도는 연금저축펀드를 영구 포트폴리오(주식·장기채·금·현금)로 운용하는데, 이런 구조에서는 한 가지 환율 시나리오에 계좌 전체를 맡기지 않게 됩니다. 점검할 항목은 세 가지입니다.

  1. 지금 보유한 미국 지수 ETF가 환노출인지 (H)인지 먼저 확인합니다. 같은 S&P500이라도 2026년 현재 낙폭이 -1.9%와 -12.2%로 갈립니다.
  2. 환노출이라면 "환율이 지금보다 20~30% 내려가도 버틸 수 있는가"를 계산해 봅니다. 2009~2011년에는 환율이 33.2% 내려갔습니다.
  3. 새로 진입할 때 환율이 높은 구간이라면 짧은 기간 분할매수로 진입 환율을 나누고, 환노출과 (H)를 섞어 한쪽 위험에 몰리지 않게 합니다.

핵심 포인트: 이 분석은 1993~2026년 과거 데이터이며 세금, ETF 보수, 환전 비용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. 위기 구간을 어떻게 자르느냐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고, 과거의 환율 패턴이 미래에도 같다는 보장은 없습니다.

 

5. 마치며: 환율은 주가의 두 번째 변동성

S&P500을 원화로 산다는 것은 미국 주가와 원달러 환율이라는 두 개의 변동성을 함께 산다는 뜻이고, 33년 동안 그 두 번째 변동성은 미국 위기에는 쿠션으로, 한국 위기에는 함정으로 작동했습니다. 다음에 확인할 숫자는 한미 3개월 금리차(2026년 9월 -0.77%p)와 원달러 환율 1,326원(10월 22일)이 이 수준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입니다.

  1. 국내상장과 미국상장 S&P500 ETF의 세금·비용 차이는 국내상장 vs 미국상장 S&P500 ETF 차이 (관련 글 보기)에서 정리했습니다.
  2. (H) ETF의 구조와 장단점은 환헤지(H) ETF 장단점 분석 (관련 글 보기)에서, 최근 원화 강세의 배경은 원·달러 환율 1,335원 분석 (관련 글 보기)에서 볼 수 있습니다.
  3. 1997년 외환위기 때 코스피에서 벌어진 일은 코스피 -5% 급락일 30년 분석 (관련 글 보기)과 함께 보면 환율과 주가가 동시에 흔들린 구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. 내 계좌가 어떤 환율 위험을 지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.

핵심 요약: 1993년 이후 S&P500의 원화 기준 MDD는 -46.4%로 달러 기준(-55.2%)보다 얕았고, 2008년 금융위기에는 -24.8%로 달러 기준의 절반에 그쳤습니다. 하지만 1997년 12월 환율 1,960원 고점에서 샀다면 전 고점 회복까지 13.1년이 걸렸습니다. 환헤지 ETF의 낙폭은 달러 투자와 거의 같았습니다(2011년 이후 -23.8%)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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